와인 병에는 어째서 코르크 마개가 달려 있을까? 새로운 인조 코르크 마개는 대체로 진짜 코르크보다 따기도 쉽고 오래가며 잘 부서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 병의 멋진 와인을 고를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병을 따기 쉬우냐가 아니다. 그 소박하고 전원적인 느낌이 중요한 것이다.  

- 세스 고딘의 [보랏빛소가 온다2] 중에서 



효율만 따지며 사는 게 제일 재미없고 병신스런 짓이다. 

그걸 아는 내 친구들은 바보 같은 놈들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서로 친하게 지낸다. 코르크마개 같은 놈들이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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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식이 형이 어제 혜자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할 줄 아는 게 노래 만드는 것밖에 없어서. 급하게 한 번 만들어 봤어..." 


세월호 침몰 사건을 매일 뉴스로 지켜보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그 애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기성 가수들에게 이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보다는 그냥 형이 일단 거칠게 부르고 다른 사람들도 자유롭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형은 그렇게 했다. 


근식이 형은 어렸을 때부터 알던 동네 형인데 예전에 '새들처럼',  '너무 늦었잖아요',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같은 변진섭의 히트곡들을 많이 만들었던 작곡가다. 상업적 노래만 만들던 작곡가지만 이 노래만큼은 일기 쓰듯 반성문 쓰듯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만들었다고 한다. 


고마워, 근식이 형. 어제 전화로 들려주던 노래를 급하게 녹음까지 하느라 애썼네...




(더 많은 사람들이 부를 수 있도록 악보를 붙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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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는 없을까? 비슷한 시기인 2001년 10월3일에 방영된 정치드라마 <웨스트윙>은, 새 시즌이 시작되는 날 정규 에피소드 대신 급하게 제작해서 만든 외전 격 에피소드인 ‘이삭과 이슈마엘’을 방영했다. 원래 내용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독립 에피소드였던 ‘이삭과 이슈마엘’은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오랜 반목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슬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평범한 이슬람 신도와 이슬람 근본주의자 사이의 간극은, 평범한 기독교 신도와 백인 우월주의 인종차별집단 케이케이케이(KKK) 사이의 간극과 같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고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탈레반이 지목되면서 전미에 이슬람 신도들에 대한 증오가 들불처럼 번지던 시점에, <웨스트윙>은 무분별한 증오를 멈추자는 제법 용감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프닝에 출연자들이 등장해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그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위로하며, 평소와는 달리 배우들의 크레디트 대신 생존자 및 구조자들을 위한 모금 번호를 안내하는 것은 덤이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entertainment/634565.html



지상파 방송이 예능프로그램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인양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벌써 TV 속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폭력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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