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느 문화권에서나 주식은 심심하다. 빵뿐 아니라 쌀밥, 감자, 옥수수가 그렇다. 매일, 평생 먹어도 물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심심함이란 적당히 간을 하면 원하는 맛을 낼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심심하다는 건 맛의 부재에 대한 서술이라기보다 맛의 풍부함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그건 우리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심심해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심심해야 무언가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심심함은 인생의 맛을 위해 비워 놓은 자리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짜고 맵고 시고 달고 쓰기만 하다. 심심한 때가 언제였는지 아득하다. 지난해 누적된 피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또 바빠질 한 해를 헤쳐 나가려면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하자고 새해 결심을 한다. 이미 지친 몸과 마음을 채찍질하며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보자고 이를 악문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을 위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1072049175&code=990100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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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성복 2015.01.09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 없이 심심할 때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마구마구 떠오르곤 하죠. 혹은 무릎을 탁 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

    • 망망디 2015.01.10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은 좀 심심하게 살아야 해요. 너무 바쁘면 즐겁지도 창의적이도 못하니. 그런데 우린 그걸 알면서도 매일 이렇게 바쁘게 사니, 원. 오늘 토요일인데도 전 회사입니다. ^^

  2. 익명 2015.01.16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