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 을 조조로 봤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비행기가 허드슨강으로 비상착륙 하기 전에 여승무원들이 침착하게 매뉴얼에 따라 커다란 목소리로 '머리 숙이고! 몸은 낮추고!'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장면부터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났다. 그래, 그냥 저렇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승객들이 물 위에 불시착한 비행기에서 내려 양쪽 날개 위에 가지런히 서 있다가 한 명씩 구조되는 모습을 보며서도 눈물이 났다. 아니, 그냥 물에 반쯤 잠긴 비행기 선체를 보면서(사실은 아, 세월호 때랑 똑같네, 라는 생각이 반사적으로 들었을 때부터)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 아침에 출퇴근용 보트 선원들이 달려와 사람들을 구조하는 장면에서도, 지나가던 헬기가 관제센터와 무전을 주고받고 구조작업을 펼치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나고 울화통이 터졌다. 아, 저 나라와 이 나라는 얼마나 다른가. 155명 전원이 구조되었고 시작부터끝까지 모두 24분만의 일이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연출력에 대해 새삼 더 보탤 말이 없다. 그냥 담백하게 한 시간반의 러닝터임 안에 사고와 반성과 해야할 일과 가족애와 정의로움과 떳떳함을 모두 담아냈다. 기장과 부기장이 공청회 중간에 잠깐 나와 서로 나누는 짧은 대화 중 "We did our job." 한 줄엔 그 떳떳함이 가득 차 있다. 옆자리를 보니 아내도 울고 있었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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