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짧은 여운
헛소리 특급
망망디
2017. 12. 8. 10:14
어제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날이었는지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계속 욕을 내뱉는 것이었어. 아, 씨. 아, 발. 아씨. 이런이런. 난 욕 정말 안 하는 인간이었는데 오늘은 미친놈처럼 혼자 열 번도 넘게 욕을 하네. 이거 신종 정신병인가. 회의실에서 카피라이터 박수 앞에서 욕을 하려다가 흠칫 놀라 아, 나 왜 이렇게 욕을 자꾸하지? 라고 한탄을 했더니 실장님은 욕 잘 안 하시다가도 한 번 하면 찰지게 하시잖아요, 라며 웃는 것이었어. 그랬던가? 내가 욕을 찰지게 했던가. 일을 하려고 모니터를 노려보다가 머리가 아파서 들어왔어, 이런 날은 혼자서 수육이나 오뎅에 소주 한 병 마시고 쓰러지면 딱 좋은데 내일 아침 건강검진이라 저녁 아홉 시부터 금식이야. 아, 씨. 하필 내일로 예약을 잡은 거야.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시집 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자꾸 욕 나오네. 오늘밤은 잠꼬대도 쌍욕 쓰리콤보로 해대겠군. 순자야, 놀라지 마라. 아저씨 원래 이런 사람 아니다. 그냥 오늘까지만 욕하고 일요일 혜자 아줌마 오는 순간부터 예쁘고 고운 말만 쓸 거야. 뭐, 지랄이 풍년이라고? 요 며칠 세상 사는 게 힘들어서 그러니 좀 봐다오. 고양이인 니가 뭘 알겠냐마는. 자야겠어. 자자. 순자야, 즐겁게 노래 부르며 자자. 우라질레이션. 제기랄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