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1.06 <좋아요>
  2. 2014.03.20 "즐거운 월요일입니다"라는 거짓말 놀이
  3. 2013.07.17 CANNON의 인싸이트

<좋아요>

길위의 생각들 2019. 1. 6. 13:22


서양 사람들이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도 쉽게 미소를 짓고 악수를 나누는 것은 누구와 마주치더라도 내가 당신을 해칠 의도가 없고 내 손엔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공생욕구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 인사법이 서양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상식임은 물론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밴드 등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서 누군가의 게시물에 '좋아요'로 그 선의를 표시하고 산다. 페이스북을 처음 만들 때 주커버그가 '싫어요'도 같이 만들지 않는 바람에 우리는 좋아요 하나만 가지고 감정을 표해야 하는 약간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래서 오늘도 할 수 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다닌다. 이렇게 멋진 사진을 올렸는데 좋아요를 안 누르면 안 되지. 저렇게 좋은 글을 써서 올렸는데 좋아요를 안 누르면 섭섭해 할거야. 그렇게 얼굴이 예쁜데 좋아요를 안 누르면 질투해서 건너뛴다고 생각할거야....졸지에 좋아요를 안 누르면 그것은 곧 '싫어요'라는 표시로 둔갑한다. 괜히 좋아요 한 번 안 눌러서 내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오해를 받으면 손해니까 누르자. 뭐, 돈 드는 일도 아닌데.  

그러다 보니 오늘도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내 게시물의 좋아요 숫자를 확인한 뒤 그 좋아요를 눌러 준 사람들의 담벼락에 들어가서 인사 삼아 그의 게시물에도 좋아요 몇 개를 누르고 나온다.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확인차 밴드에 들어갔다가 내가 전부터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놈의 게시물에조차 좋아요를 누르려다가 멈칫한 나는 순간 아연실색한다.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늘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입에 발린 소리나 하면서 가면처럼 사는 인생이라니. 어제 대학 써클 모임에서 선배 형에게 내가 의외로 사회 생활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예전부터 나약하고 빈 구석이 많은 나를 잘 아는 형이 전혀 비꼬는 의미 없이 해준 칭찬이었지만 왠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재미 없게 느껴졌다. 그리고 오늘 숙취에 시달리면서 과연 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런 엄청난 인문학적 질문에 쉽게 답이 나올 리가 없다. 다만 바라건대 올해는 예전보다 좋아요를 좀 덜 누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할 땐 싫어요! 라고 소리도 지르며 살았으면 좋겠다. 어느새 싫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취향이 아닌 권력의 문제가 되고 말았으니까. 성공한 대기업의 회장님이나 CEO들 중엔 성격이 급한 사람들이 유독 많은데 생각해 보면 그건 그가 급한 성격 그대로 살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위치보다는 마음이 더 문제다. 내가 좋아요를 누른 횟수 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싫어요를 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살자 결심해 본다. 그러니 아내여, 친구들이여, 부디 새해부터 나와 함께 단체로 삐뚤어져 보지 않겠는가. 착하고 올바르게만 살면 재미 없으니까. 그리고 난 그대들이 그렇게 착해빠지거나 올바른 성향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까.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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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가장 

불화가 

심한 날, 

월요일. 


이번주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심심해서 페북에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라고 하면 사람들이 화내겠지?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당장 "페삭 안 당한 걸 다행으로 아셔야"라는 댓글이 달렸더군요. 





그래서 다음날 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즐거운 화요일입니다, 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게 미쳤나?" 그러겠지? 


그랬더니 여러가지 반응들이 쏟아지더군요. 자기도 괴로워 죽겠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그래서 "저도 너무 괴로워서 거꾸로 이렇게  말해본 거"라고 중간 고백을 했습니다.



은근 재미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 이렇게 썼습니다. 


즐거운 수요일입니다, 라고 또 쓰려니 크리에이터로서 면이 안 선다. 나는 카피라이터니까 오늘은 이렇게 써보자. "월요일을 구입하시면 수목금은 번들로 드립니다"


그러자 정말 화를 내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월요일을 반품하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상품 진열이 후지다고 혹평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김여사와 브라우니 사진을 댓글에 올린 분도 계셨고요. ㅋㅋ




목요일이 밝으니 이거 내가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즐거운 목요일입니다, 라는 되도 않는 거짓말.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아하하.

그래서 오늘아침엔 솔직히 자백을 했습니다. '즐거운'이라는 형용사가 꼭 즐거울 때만 쓰는 건 아니니까요. 그랬더니 "별꼴이네"라고 시비를 걸어오시는 분도 있었습니다만... 뭐,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투지가 돋더군요.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내일은 금요일이네요. 뭐라고 쓸까요? 아직은 모릅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생각해 봐야죠. 아무튼 '재미 없는 것도 재미를 붙이니 재미가 생긴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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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페이스북에서 보고 공유한 필름인데, 여기에도 또 올립니다. 그만큼 좋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인싸이트를 이토록 공감 넘치게, 디테일하게, 이 짧은 시공간 속에 다 집어넣다니요. 대단하죠? 사진을 찍을 당시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뒷부분에 나오는 사진 결과물 덕분에 더 가슴 뭉클해지네요. 


최근 미국에서 제작된 캐논의 해외 광고인데요, 2013년 칸느 광고영화제에서 FILM부분 SILVER수상작에 선정되었답니다. 'Long live imagination'...예전 캐논의 카피, "촬영은 죽이지 않는 사냥이다"만큼 좋습니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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