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재개봉한 [프로리다 프로젝트]를 명동CGV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관람했다. 사실 이렇게 슬픈 영화인지는 모르고 봤다. 위악을 떨던 꼬마애 무니가 마지막에 친구 앞에서 울 때는 나도 눈물이 나서 혼났다. 미혼모 핼리와 그의 딸 무니, 그러고 모텔 지배인 바비 역을 맡았던 윌리엄 데포까지 모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니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예전에 디즈니랜드를 건설할 때 사업명이었고 지금은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의 이름이라고도 한다.
영화 마지막에 가족과 헤어지는 장면은 올해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떤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두 영화 다 '사는 건 왜 이렇게 힘이 들까'라며 한숨을 내쉬게 되는 작품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심란한 영화를 굳이 극장에 와서 돈까지 내고 보는걸까.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했던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아마 이런 거 아닐까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더니 하늘은 파랗고 햇볕 쨍쨍한 목요일 오후가 거짓말처럼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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