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만든 스팸 문자 차단 앱 '후후(Whowho)'의 인터넷 광고입니다. 할인문자를 허위로 보내오는 스팸을 잡는다는 이야기를 "분위기 잡지 마, 후후한테 잡혔어!" 라는 카피로 재미를 준 작품인데 매체량이 별로 없어서 눈에 띄진 못했죠.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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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엄마가 있습니다. 아마도 남편 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워킹맘인 것 같습니다. 심란한 상황이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방과후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토끼와 거북이' 그림이 그려진 예쁜 학예회 초대장을 내밀지만 어린 아이 챙기랴 전화 받으랴 이것저것 처리할 것이 많은 엄마는 그걸 펴볼 시간조차 없습니다. 

 바쁜 엄마의 처지를 실감한 아들은 엄마 대신 집안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설거지도 하고 청소, 빨래, 다림질, 쓰레기 버리기 등을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할 때마다 노트에다 뭔가 기록을 합니다. 나중에 깨끗해진 집안을 보고 어리둥절한 엄마에게 아들이 노트를 내밉니다. 거기엔 그동안 자신이 한 일과 그 결과 절약된 시간들이 차곡차곡 씌여져 있습니다. 아들이 말합니다. 

 "제가 엄마의 시간 120분을 벌어 드렸어요. 
  그러니까 엄마는 이제 제 학예회에 오실 수 있는 거예요."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학예회에 간 엄마는 아들이 출연하는 연극을 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립니다. Dial Direct라는 보험회사의 2015년도 광고인데요, 보험회사가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 준다는 메시지를 감성적인 스토리로 풀어냈습니다. 어찌 보면 뻔한 설정인데도 리얼한 연기와 짜임새 있는 연출로 가슴 찡한 스토리를 엮어냈습니다. 대행사 이름을 찾아보니 무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광고회사네요. 세계는 넓고 잘 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Advertising Agency: Joe Public, Johannesburg, South Africa 
Chief Creative Officer: Pepe Marais 
Executive Creative Director: Leon Jacobs Creative Group 
Head: Martin Schlumpf Copywriter: Annette de Klerk 
Agency Producer: Ananda Swanepoel 
Production Company: Velocity Films 
Director: Greg Gray Producer: Helena Woodfine 
Published: January 2015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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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을 오며가며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거의 다 읽었다. 일요일이지만 회사에 와서 저녁을 먹고 일을 하다가 아까 몇 페이지 남겨놓은 소설을 에필로그까지 마저 다 읽어버렸다. 충격적이다.


'너무'라는 말을 좀처럼 쓰지 않지만 이럴 경우는 '너무'라는 표현이 허용될 것 같다. 소설가가 글을 너무 잘 써서, 너무 진심이 느껴져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너무 쓰리고 너무 괴롭고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동호라는 소년의 가녀린 팔과 뒷모습이 상상되고, 평범한 모나미볼펜이 갑자기 무섭게 느껴지고, 취조실에서 일곱 번의 뺨을 맞던 그녀의 당혹감이 아직도 내 뺨에 빨갛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강. 소년. 5.18. 일요일...


아,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내일까지 모 자동차회사 기업PR 아이디어를 낸단 말이냐. 아, 너무 한다. 




(지난 일요일 휴대폰으로 간단하게 작성했던 독후감입니다. 요즘은 너무 바빠서 진득하지 않아 책을 읽기도 독후감을 쓰기도 쉽지가 않군요)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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