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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오

길위의 생각들 2017. 12. 8. 10:15



건강검진을 받으러 와서 문진표를 다 작성해 냈더니 간호사가 선생님은 올해 검진 대상이 아닌데요, 라고 한다. 회사에서 올해 안으로 안 받으면 벌금 문다고 해서 왔는데요, 라고 했더니 건강관리공단에서 이름을 가끔 누락시키는 경우가 있으니 전화를 해보라고 한다. 공단에 전화를 해보니 나는 대상자가 아닌 게 확실하다고 한다. 그럼 누구의 착오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가끔 이런 일이 생긴다고만 한다. 이럴 걸 괜히 어제 저녁부터 공복으로 버텼잖아. 지금 김밥천국에 앉아 있다. 아, 또 욕 나온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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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날이었는지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계속 욕을 내뱉는 것이었어. 아, 씨. 아, 발. 아씨. 이런이런. 난 욕 정말 안 하는 인간이었는데 오늘은 미친놈처럼 혼자 열 번도 넘게 욕을 하네. 이거 신종 정신병인가. 회의실에서 카피라이터 박수 앞에서 욕을 하려다가 흠칫 놀라 아, 나 왜 이렇게 욕을 자꾸하지? 라고 한탄을 했더니 실장님은 욕 잘 안 하시다가도 한 번 하면 찰지게 하시잖아요, 라며 웃는 것이었어. 그랬던가? 내가 욕을 찰지게 했던가. 일을 하려고 모니터를 노려보다가 머리가 아파서 들어왔어, 이런 날은 혼자서 수육이나 오뎅에 소주 한 병 마시고 쓰러지면 딱 좋은데 내일 아침 건강검진이라 저녁 아홉 시부터 금식이야. 아, 씨. 하필 내일로 예약을 잡은 거야.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시집 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자꾸 욕 나오네. 오늘밤은 잠꼬대도 쌍욕 쓰리콤보로 해대겠군. 순자야, 놀라지 마라. 아저씨 원래 이런 사람 아니다. 그냥 오늘까지만 욕하고 일요일 혜자 아줌마 오는 순간부터 예쁘고 고운 말만 쓸 거야. 뭐, 지랄이 풍년이라고? 요 며칠 세상 사는 게 힘들어서 그러니 좀 봐다오. 고양이인 니가 뭘 알겠냐마는. 자야겠어. 자자. 순자야, 즐겁게 노래 부르며 자자. 우라질레이션. 제기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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