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성비하 발언을 하는 건 하는 건 아마도 세계 공통인 모양입니다. 게다가 그 남자들이 공사판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같은 경우라면 더 더욱. 여기 한 편의 광고가 있습니다. 건설현장 노동자(일명 노가다 아저씨들)가 지나가는 여자에게 냅다 소리를 지릅니다. 

그런데 어이, 아가씨 이쁜데~! 라고 하는 게 아니라 어이~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그 옷 잘 어울려요, 라고. 공손하게 말합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게 뭐지...? 하고 있는데 한술 더 떠서 "추잡한 말 하나 해줄까? 성 편견!"이라고 외칩니다. 그걸 보고 처음에는 '저것들이...' 하고 황당해 하던 여성들은 결국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어버립니다. 여성 차별이나 인권에 대한 공익광고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기가 막힌 반전이 있습니다. 

넌 배고플 땐 니가 아니야(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 

스니커즈가 글로벌 캠페인으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바로 그 슬로건이군요. 평소엔 할 리가 없고 제정신이 아닐 때나 할 수 있는 여성 존중 멘트들이라니. 전 세계 어디서나 여성 차별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제품 특성과 유머에 버무려 역설적으로 잘 표현한 광고입니다. 

지난 해 헐리우드에서 촉발된 '미투'운동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페미니즘 논쟁이 굉장했었죠. 저도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지내다가 아내가 "늦은 밤 택시 탈 때 여자들이 느끼는 공포를 남자들은 절대로 알지 못해'라고 하는 말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공부해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세상은 아주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남자들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사실을. 역사를 뜻하는 단어 'History'도 남자(He)의 이야기(Story)라는 뜻이 숨어 있다고 하니 남성 중심의 역사는 참으로 길고도 끈질긴 것 같습니다. 저처럼 평소에 '공처가의 캘리'를 쓰진 않더라도 여자를 좀 더 존중하는 남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qvnJSGjkdk





Posted by 망망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