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있는 집에
엄마의 마음을 잇자
빈 집에
여행간 주인을 잇자
부모님 집에
손주의 재롱을 잇자
집에
새로운 생활을
이어주자
저는 이 광고가 차라리 전처럼 코믹 어프로치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누군가 말싸움을 하고 있는데 TV화면에서 제3자가 나타나서 훈수를 둔다든지, 아니면 부모 몰래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왔는데 아빠가 TV 안에서 헛기침을 한다든지…그래서 “에이, 그런 게 어딨어?!”라고 어이없어 하면서도 그 내용은 다 이해가 가는 그런 광고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요.
왜냐하면 이 광고는 놀랍게도 ‘따뜻하고 훈훈한 내용’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있는 엄마가 아이에게 멀리서도 모정을 전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신혼여행 가서도 집에 있는 고양이의 상태를 살필 수 있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어린 아들의 재롱을 큰 사진으로 전송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전 이게 불편합니다. 이거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아이는 엄마가 직접 집에서 보듬어 키워야 한다고 합니다. 고양이도 직접 쓰다듬어줘야 정이 더 생기구요. 할머니에게 손자 얼굴을 벽걸이 TV로 어루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시골에 놀러 가야죠. 물론 이 광고처럼 하며 살 수도 있습니다. 편리하니까요. 안 하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그러나 아름다운 모습은 아닙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광고주가 “왜 남의 돈으로 하는 캠페인에 딴지를 거는 거냐?”고 화를 내거나 광고회사가 “그럼 니가 한 번 해봐라” 하고 화를 내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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