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두 권. 

[별들은 따뜻하다]도 두 권. 

[새벽 편지]도 두 권.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도 두 권. 

[어느 날 나는 흐른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도 두 권. 

[햄버거에 대한 명상]도 두 권. 



동거를 한다는 것은,

결혼을 한다는 것은, 

두 남녀가 만나 산다는 것은, 


두 권의 책이 

서로 몸을 밀착하고 

책꽂이에 서 있는 것과 

같은 것인가 봅니다 


그나마 우린 

같이 서 있기 위해 

많은 땅을 처분했습니다 


박경리의 [토지] 

마흔두 권 중 

스물한 권은 

다른 이에게 양도를 했거든요 



저 책들을 반으로 나눠  

베고 한 세상 살아 볼까요 


수저 두 벌, 

베게 두 개만 남기고 


그렇게 

단촐하게 

배 뚜들기며 

살아볼까요?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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