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막차 탄 기분으로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를 봤습니다. 어떤 사람은 영화 속 최익현을 보고 ‘우리 시대 가장들의 비애’를 느꼈다고 하던데, 그게 어디 가장들만의 문제겠습니까. 인간의 모습 자체가 그렇지 않나요.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누군가에게 줄을 대고, 허세를 부리다가 졸지에 역전 되기도 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말 그대로 쩝니다. 명불허전. 최민식은 최익현을 위해 몸까지 둔중하게 만든 듯하고 하정우도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 주죠. 조연으로 나오는 조진웅, 곽도원 등 남자 배우들은 물론 기상캐스터 출신 김혜은의 모습도 깜찍하니 좋습니다.
끝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서사구조가 과잉스럽다는 느낌이 있고 러닝타임도 좀 길다 싶지만 힘 있는 내러티브에 디테일까지 잘게 신경 쓴 윤종빈의 연출에는 별 불만이 없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돌연 마음이 무거워지던군요. 뭔가 해야 할 일을 잔뜩 쌓아둔 일요일 저녁에 삶의 신산함을 다룬 컴컴한 영화를 봐서 그런 모양입니다. 뭐 그렇다고 주말에 늘 팝콘영화만 볼 순 없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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