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에 통영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노 요코 여사의 <죽는 게 뭐라고>를 읽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 붙어있는 서점 <봄날의 책방>에서 어제 산 책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자마자 재규어 매장에 가서 잉글리시 그린 컬러의 차를 가리키며 "저거 주세요"라고 외쳤다는 일흔 살의 할머니. 정말 귀엽지 않은가.
암투병기가 정말 싫다는 사노 요코. 택시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법으로 금지되자 차를 사서 병원 가는 길마다 굴뚝처럼 담배를 피워댔다는 대찬 여자. 소파에 누워 TV나 비디오를 볼 때가 제일 좋다는,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다가 너무 행복해서 꽥꽥 소리를 지른다는 이 할머니 때문에 정말 많이 웃었다.
사노 요코는 <100만 번 산 고양이> 등을 쓴 작가다. 글이 솔직담백하고 직선적이다. 읽으면서 속이 후련해지고 때론 애잔해지는 수필이다. 죽기를 기다리는 것도 지겹다고 투덜대던 이 할머니, 2010년 72세에 미련 없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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