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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3 이세돌, 공익광고를 통해 경쟁을 이야기하다 (21)



http://www.tvcf.co.kr/YCf/V.asp?Code=A000285210



2016년 봄,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람의 최초 대결이었으니까요. TV와 인터넷으로 대국을 지켜본 저희들은 마침 한국방송공사에서 공모하는 <경쟁위주 사회문화> 공익광고 모델로 이세돌 씨가 적역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그보다 더 큰 경쟁을 한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고 시안을 공모전에 보내기 전에 이세돌 씨 측에게 연락해 공익광고의 취지를 설명하고 출연 허락을 구했습니다. 이세돌 씨는 지나친 경쟁위주의 사회문화를 진단하고 반성해 보자는 저희들의 생각을 단박에 이해하고 무료 출연까지 약속해 주었습니다.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고마운 일이었죠. 이세돌 씨의 약속에 힘입어서 그랬는지 저희들의 아이디어는 무사히 공익광고 본선을 통과해 당선작이 되었습니다.


막상 이세돌 씨가 공익광고 모델로 정해지고 나니까 저희회사는 물론 한국방송광고공사 담당자들도 다들 욕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광고를 만들자는 하얀 욕심이었죠. 그래서 다시 머리들을 모았습니다. 카피를 새로 쓰고 회의를 거듭 했습니다. 


마침 우리 회사 막내 카피라이터가 자신이 듣고싶은 이야기라며 쓴 '경쟁에서 이기라는 말보다는 넌 이미 잘 하고 있어, 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카피가 좋아서 그걸로 최종 안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장에 가서 이세돌 씨에게 경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진 뒤 그 이야기들을 모으고 골라서 한 편을 더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촬영장소는 상수동의 '이리카페'였습니다. 


조금 위험한 결정이었죠. 그런데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저희가 미리 여섯 가지 정도의 질문을 작성해서 가져가긴 했지만, 역시 이세돌은 그냥 이세돌이 아니었습니다. 경쟁에 대한 남다른 이해력과 통찰력이 있었고 대인배다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세돌 어록'이 괜한 말이 아니더군요. 생각지도 못한 명카피들이 그의 입에서 마구 흘러 나왔습니다. 공익광고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지만 결국 이세돌 9단이 출연한 공익광고는 A안, B안 이렇게 두 편으로 온에어가 결정되었습니다(오늘은 A안만 보이더군요. B안도 지켜봐 주십시오). 


'지금 우리는 지나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저희가 공익광고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이 한 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이세돌의 입을 통함으로써 더 큰 공감과 파급력을 얻은 듯합니다. 물론 지겨운 경쟁사회를 반성해보자는 뜻으로 기획된 이 광고 역시 치열한 '경쟁PT'를 통해 뽑히고 만들어졌다는 점이 좀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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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젠 2016.06.04 2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와 광고 너무 좋더라구요.^^ 여태 본 공익광고중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2. 어수중 2016.06.05 1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T경쟁은 건전한 경쟁이지 않나요? ㅎㅎ

  3. 수정 2016.06.05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인상깊게보았어요. . 잘만들었네. 마지막카피는 좀 슬픕니다.. 그냥 공염불같아요. 경쟁이 생존ㄱ과 직결된 사람들은 저문구가 어떻게 다가올까. . 하고요 ㅠㅠ

  4. 망망디 2016.06.05 1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쟁이라는 주제가 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카피는 더 어려웠지요. 저고 사실은 좀 슬픕니다.

  5. 지나가다가 2016.06.07 1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공익광고 감명깊게 잘 봤습니다.

    공익광고에서는 경쟁보단 서로를 도닥여줄 수 있는 괜찮다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부는 왜 성과연봉제를 억지로 도입을 시키는지.... (현재 많은 공공기관이 도입했지만, "억지로" 이뤄진 과정입니다.)
    정말 좋은 공익광고이지만.. 우리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잘 담겨져 있지만.. 정부는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망망디 2016.06.07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경쟁이 너무 심한 시대라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익광고에서만이라도 조금은 경쟁을 벗어나 보자는 생각을 담았던 것입니다. 지금 경쟁에 처해있는 분들께 이 광고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6. ㅇㅇ 2016.06.12 2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나오는 이세돌9단 공익광고를 보면서 공감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촬영에 대한 이야기 까지 알게 되니 좋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7. 세사람 2016.06.14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운동선수인 아들놈..그리 잘난 최고의선수도 아니고 이름모를 지나쳐가는 선수가 될수도 있겠지만...이카피말한마디가 힘을줬나봅니다ㅡ

    엄마 나 오늘은 이겼어~
    아들에게 힘이되는 엄마가 되겠습니다.
    아들 넌 이미 잘하고 있어~^^

  8. 김준우님 2016.07.01 1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라디오나 매체를 통해 '넌 잘할고 있어'라는 문구를 들을때마다 울컥합니다. 그동안 많이 지쳐있었나 봅니다. 힘을 주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9. 익명 2016.07.13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망망디 2016.07.15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라디오에서 마지막 내레이션을 해주신 성우는 김서영 씨입니다.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11. 하히후헤호 2016.08.23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gm이 어떤건지 알 수 있을까요?

  12. zard 2017.04.18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고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ㅠ

    이게 CGV 광고에서도 나왔던 음악이던데 BGM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구할 수가 없는 음원인가용???

  13. mangmangdy@gmail.com 2017.04.21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게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음악은 제작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