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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극장에 들어가 좌석에 앉을 때마다 '비행기 모드'로 전환을 하는 편이다. 방해금지가 아니라 왜 비행기 모드냐고? 비행기를 탈 때 처음 이 버튼을 눌렀었는데 평상시에도 비행기 모드로 전환만 해놓으면 전화벨이나 문자 알림음, 또는 진동이 울리지 않는다는 걸 확실하게 알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아무래도 큰 사건이다.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이라도 그렇다. 그것에 비하면 '비행기 모드'를 누르는 건 매우 가벼운 행위다. 그런데 대한항공 광고팀은 그 가벼운 행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비행기를 타는 것만이 아니라 비행기 모드로 전환만 하는 사소한 행동으로도 얻을 수 있는 가치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 종일 쉴새 없이 몰입을 방해하는 스마트폰의 알림음들, 수많은 콘텐츠들.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작은 비행기 버튼'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광고 소재였다. 심지어 항공사들이 이 기능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그런데 대한항공팀이 멋지게 그걸 선점했다. 탁월한 선택이요 기획력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카피도 좋다.
이 작은 비행기로
당신의 일상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대한항공은 바랍니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캠페인 이후로 대한항공은 정말 광고를 잘 한다. 지난번 '게스트 하우스 인 프랑스' 는 약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지만 이번에 '나는 비행기를 탑니다'로 다시 멋지게 돌아왔다. 그런데 이렇게 광고를 잘 하면 뭐하나. 대한항공의 오너와 그 딸들이 앞다투어 진상을 떨며 애써 올려놓은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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