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길위의 생각들 2013. 7. 8. 22:51

가방의 상표는 중요하지 않다. 가방 안에 무엇이 들었는가가 진짜다. 그 안에 현자들이 쓴 수상록이 한 권 들어있다면, 까무러칠 정도로 재밌는 소설책이나 면도칼처럼 예리한 시집 한 권이 들어있다면, 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의 단초를 메모한 종이조각이 한 장 들어있다면 비닐쌕이라도 명품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비싼 가죽가방이라도 그 안에 화장품, 핸드폰, 카드명세서, 피임기구 같은 잡동사니들만 가득차 있다면 그 가방은 '수고한 자신을 위해 스스로에게 선물한' 사치품에 지나지 않는다. 가방 안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 당신의 가방은, 당신이다.

 

 

 

(*오늘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불현듯 생각나 페북에 올렸던 글. 그러나 페북에 올린 글은 흘러가기 십상이기에)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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