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포츠 경기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프로야구도 프로축구도 잘 모릅니다. 그저 올림픽이나 월드컵 때가 되면 “우리나라, 이겨라!” 하고 반짝 응원하는 정도지요. 그런데 요 며칠 제 눈길을 끄는 스포츠 기사가 있었습니다. 포항 스틸러스 이야기입니다. 황새 황선홍 감독이 수장인 ‘토종군단’ 포항 스틸러스. 이 구단은 외국인 ‘용병’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죠. 그 포항 스틸러스가 어제 경기 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기적적인 결승골을 넣어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네요.(축구팬들은 이게 무슨 ‘축구바보 씨락까먹는소리냐’ 하시겠지만)
지난주에 신문에서 읽은, 결승전을 앞둔 홍 감독의 얘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평소에 “축구가 뭐 별거냐. 재밌게 한 번 놀아보자.”라고 선수들을 격려한다네요. 이른바 동심 축구죠. 그가 이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우선 선수들의 몸과 마음이 가벼워야 한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어제 우승을 하고 난 뒤 한 인터뷰에서도 그 컨셉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네요. 다른 13개 팀에는 모두 외국인 선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선수가 골을 못 넣으면 국내 선수들은 “용병 맞아? 그 정도는 넣어야지.”라고 불평하기 일쑤랍니다. 그런데 황선홍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선수들은 동료가 골을 못 넣어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패스를 하지 못한 자신들을 되돌아보면서 미안해합니다”
참으로 부러운 사람들이고 부러운 구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게 바로 꿈의 직장이지요. 지금부터 제가 열심히 체력을 기르고 축구 연습을 미친 듯이 해서 포항 스틸러스 선수로 입단만 할 수 있다면....음. 그건 제가 10년 연속 매주 로또 1등에 담첨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겠군요. 뭐, 부러운 김에 헛소리 한 번 해보는 거죠.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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