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60205&artid=201512112036545
가끔 휴일 새벽에 일어나 남의 글을 천천히 읽는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일어나는 갈증 때문이다. 오늘 읽은 글은 조간신문에 실린 경향신문 백승찬 기자의 <신의 위대한 질문 인간의 위대한 질문>이라는 책 소개 글이었다. '심오하게 종교적인 비신앙인(deeply religious non-beliver)' - 나는 크리스찬이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종교에 접근하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존경한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신다. 나는 다시 잠들 것이다.
예수는 급진적인 혁명가였다. 그 어떤 지배계층도 예수 같은 인물을 곱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예수는 허탕만 치던 어부 시몬에게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라”라고 말한다. 고기라곤 잡아본 적 없는 듯한 샌님의 말이었지만, 시몬은 그의 말대로 갈릴리 한가운데로 향한다. 그러자 그물이 찢어질 듯 많은 고기가 낚인다. 시몬은 이름을 베드로로 바꾸고 예수의 가장 충직한 제자가 된다.
예수는 베드로의 지갑을 두둑하게 하거나, 신통력을 발휘해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 것이 아니다. 예수의 말의 그리스어 원문은 “깊은 곳으로 다시 돌아오라”로 해석된다. 이는 제한구역, 따분한 일상을 넘어 탈출하라는 속삭임이다. 마치 <노인과 바다>에서 84일간 한 마리도 못 잡은 노인이 다른 어부들이 가지 않는 파도가 높고 물살이 빠른 해협까지 나간 것과 비슷하다. 예수는 어제와 같은 나, 익숙한 자신으로부터 탈출할 것을 선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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