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압구정역 4번출구쪽에 세워져 있던 코발트블루색 포르쉐를 보고 생각했다. 포르쉐를 타면 행복할까?
안 그럴 것 같다. 아직 부자로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수 많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벌들은 좋은 차를 타면서도 늘 화를 내거나 누군가와 싸우고 있지 않던가.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오너들은 뻑하면 형제 자매들과 이전투구를 벌이지 않던가.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이던 회장님의 딸도 외국에서 자살을 하지 않던가.
박연준과 장석주가 함께 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엔 시드니의 어느 운동장에서 월요일 아침부터 부메랑을 던지면 혼자 노는 남자와 마주친 얘기가 나온다.
'월요일인데 저렇게 평화로워도 되는 것일까?'
열심히 일을 해야만 윤리적인 삶이라 교육 받으며 살아 온 글쓴이는 이런 생각을 하며 그를 쳐다본다.
어떤 삶이 더 행복할까? 아무리 불행해도 좋으니 죽기 전에 포르쉐나 한 번 타봤으면 좋겠다고? 글쎄...그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한 당신도 나도 행복해지긴 힘들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