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막히면 책꽂이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는 습관이 있다.
오늘은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인문학]이라는 책이다. 이 책의 네 번째 챕터엔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쓰여 있다. '사람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할 때 행복하다'는 글에 이끌려 본문을 펼쳐보다가 예전에 어디선가 흥미롭게 읽었던 실험 이야기가 다시 언급되어 있길래 읽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길거리에서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되찾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라는 질문을 가지고 실험을 했다. 50 달러가량의 돈을 지갑에 넣고 이름을 표시한 1,100개의 지갑을 전 세계 도시 곳곳에 떨어뜨려 놓았다. 지갑이 가장 많이 돌아온 도시는 어디였을까?
놀랍게도 인구 13만 명이 사는 덴마크 올보르에서는 지갑 100%가 회수되었고 지갑 속 돈도 그대로였다고 한다. 이로써 덴마크는 세계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나라임이 증명된 것이다. 멕시코나 중국, 이탈리아, 러시아에서는 지갑이 돌아오는 확률이 굉장이 낮았다고 한다.
사회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악에 바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나라일수록 행복감도 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실험을 하면 과연 몇 개의 지갑이 되돌아올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갑을 자주 흘리는 나로서는 여러 번 해 본 실험이다(비록 원해서는 아니었지만). 한숨이 나온다. 슬프다. 일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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