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1 밀전병, 전, 두부김치 등을 떠올리지 않는다
2 돼지, 소, 닭 등 안주용 동물을 생각하지 않는다
3 짜장면, 오징어튀김 등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오후 3시쯤 배불리 먹는다
4 스마트폰을 열어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지 않는다
5 퇴폐적인 시를 쓰는 시인이나 인생 뭐 있냐고 징징대는 소설가의 SNS 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지 않는다
6 그 자식은, 그 년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따위의 오지랍을 부리지 않는다
7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를 듣지 않는다
8 라디오헤드의 ‘Creep’도 듣지 않는다
9 콜드플레이의 ‘Fix You’도 듣지 않는다
10 킹 크림슨의 ‘Epitaph’는 절대로 듣지 않는다
11 블랙사바스의 모든 곡을 듣지 않는다
12 [병원24시], [다큐멘터리 사랑] 등의 TV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13 동창회장에게 불참통보 메시지를 보낸다
14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는다
15 학점을 짜게 준 교수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는다
16 가스활명수 한 병만 마셔도 취하는 인간과 저녁 약속을 잡는다
17 국내 정치뉴스를 보지 않는다
18 화장실 물때 청소를 하지 않는다
19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지 않는다
20 일찍 잔다
'짧은 글 짧은 여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봇대 (0) | 2013.07.29 |
---|---|
새벽에 대한 오해 (0) | 2013.07.27 |
심심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2) | 2013.04.11 |
선운사 동백꽃 (0) | 2013.03.18 |
월조회의 추억 (0) | 2013.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