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새벽에 대한 오랜 오해가 풀렸다. 내가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일이라고는 빈둥거리는 것뿐이다. 천천히 조간신문도 읽고 책도 읽는다. 인터넷도 한다. 그러면 낮에는 보지 못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머리에 들어오고 마음에 들어온다. 모두 순하게 내 것이 된다. 


새벽에 일어나서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은 비참한 일이다. 어얼리 버드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을뿐, 정말로 행복해지기는 힘들다. 새벽 한량이 되자. 오늘도 난 새벽 다섯 시부터 일어나 빈둥빈둥 재밌게 잘 놀았다. 노는 게 남는 거다. 재밌는 게 이기는 거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 한량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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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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