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내와 뉴스를 보다가 일기예보를 전해주는 기상 캐스터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꼭 저렇게 젊고 날씬한 여자가 나와서 날씨를 전해줘야 온도 습도가 시청자들 귀에 착착 감기는 걸까. 원래 짧았던 치마를 더 접어서 위로 올렸네. 핀바리 했네, 핀바리(쓰면 안 되는 속어지만). 우리 주변엔 오랜 관행으로 그냥 굳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다. 저녁 뉴스의 남성 메인 앵커 옆 젊은 여자 앵커나 아나운서도 마찬가지다. 하긴 나 어렸을 땐 반장은 무조건 남자, 부반장은 여자였다. 그땐 여자 반장보다 신기한 게 남자 부반장이었다. 그리고 여자 반장도 손꼽을 정도로 없었다. 예순 살인 손석희 앵커 옆에 쉰아홉 살의 여성 앵커가 나란히 앉아 나란히 뉴스를 진행하는 신선한 광경을 보게 되는 건 아직 꿈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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