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녀를 본 날>
일요일 한낮에 햇볕이 내려쬐는 날씨를 무릅쓰고 요즘 흥행작인 <마녀>를 보러 갔다. 사실은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 팬이라 간 것이었다. 제목이 '마녀'라 당연히 느와르 영화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뮤턴트 히어로물이었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각색해서 요즘 영화로 다시 만든 느낌이었다. <악마를 보았다>나 <부당거래> 시나리오를 썼던 박훈정인데 도 불구하고 영화 앞부분이 지루하고 유머코드 역시 애매했다. 이 인간이 미쳤나. 여주인공이나 그의 친구 연기도 아쉬웠고 그리고 특히 베테랑 조민수의 연기가 별로였다.
내 옆엔 혼자 온 주제에 영화 상영 내내 커다란 팝콘통을 뒤지며 음료수 두 통을 먹고 마시는 미친놈이 있었다. 괴력을 가진 영화 인물들이 잠깐 스크린을 찢고 나와 그놈을 죽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으나 오늘따라 스크린과 객석의 구분이 유별하였다. 영화는 별로였고 날씨는 뜨거웠다. 집으로 돌아와 동네 성북동의 단골식당 '디미방'에 가서 닭도리탕을 시키고 다음주 고로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떤 가족]이나 보자고 아내와 합의를 하며 송명섭막걸리와 한라산을 나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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