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설 읽을 시간이 어딨습니까. 다른 책 읽기도 바쁜걸요. 책깨나 읽는다는, 흔히 지식인입네 하는 이들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세계적인 트렌드인 피케티니 지제크니 유명 석학들의 신작 쫓아가기도 바쁜데 한가롭게 문학책 뒤적일 시간이 어딨소 하는 뉘앙스들. 이런 반응에서 나는 묘한 ‘꼰대성’을 느낀다. 알다시피 유식과 삶의 지혜는 정비례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 반대이기도 해서 지식, 정보, 교양이 많을수록 그에 치여 오히려 삶에 대해선 수동적, 방어적, 보수적이 되는 아이러니도 흔히 발생한다.
시와 소설을 읽으며 감동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판검사가 되고 교수나 CEO가 되는 건 무서운 일이다. 그 사람들도 스스로는 인간과 세상에 대해 다 '이해'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나도 요즘 너무나 일에 관계된 글자나 영상만 쳐다보고 산다. 이러다 망가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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