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닳고 단 명제를 살짝 뒤집으니 이렇게 멋진 자유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는군요. 일본 구직사이트인 리쿠르트의 최신 광고 ‘인생은 마라톤이다’편은 기존의 통념을 뒤집음으로써 통쾌한 자유와 함께 개인의 자존감까지 되씹어보게 해줍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하지만, 정말 그럴까?”


결승점을 향해 성실하게 달려가는 마라톤 대열이 보이다가 갑자기 주인공의 입에서 이렇게 반문하는 카피가 나온 뒤부터는 전혀 새로운 해석이 펼쳐집니다. 그렇게 정해진 코스대로 달리기엔 인생이 너무 재미 있고 또 다양한 가능성으로 넘친다는 것 때문이죠. 마라톤 코스를 달리던 선수들이 제멋대로 이탈해서 보여주는 새로운 길은 호수, 운동장, 침대 위, 바다, 창공, 눈밭 등등 참 다양한 곳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불꽃놀이를 하는 언덕에서, 누군가는 교실에서, 또 누군가는 요트 위에서 각자의 꿈을 불태우는 것입니다. 리쿠르트는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는만큼 다양한 꿈이 있고,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라고 말합니다.  



길은 하나가 아니야

결승점은 하나가 아니야 

그건 인간의 수만큼 있는 거야 

모든 인생은 훌륭하다 


누가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했나? 

리쿠르트 포인트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취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불안하고 조급하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무능력에 좌절하기도 하고 자신을 남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하게 되죠. 그럴 때 어떤 구직전문 회사가 젊은이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져준다면 얼마나 위로가 될까요? 아마도 마포대교를 걷다가 마주친 “밥은 먹었어?”라는 전혀 마음이 담겨있지 않은 생명보험회사의 자살방지용 카피보다는 훨씬 더 타겟의 마음속 깊게 파고 들어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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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점에 가면 주로 소설책 코너에서만 서성이는 ‘이야기 중독자’이지만 뭔가 아이디어에 쫓길 땐 남들이 써놓은 ‘아이디어 내는 법’ 같은 책들도 자주 삽니다. 이번에 프리랜스 카피라이터 김하나가 쓴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도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그런 심정으로 산 책입니다. 


주인공이 종로구 누하동에 있는 조그만 술집(이곳의 사장 황영주는 실제로 지은이의 오랜 친구라고 합니다)에서 어떤 모르는 남자와 ‘미스티’라는 노래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다가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로, 또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설정의 책입니다. 대화체로 계속 이어지다 보니 다른 실용서처럼 딱딱 떨어지는 맛은 덜하지만 이런저런 상식들을 토대로 ‘아무 것도 아닌 것들도 다 훌륭한 아이디어로 변할 수 있’고 ‘별 생각 없이 지나치는 것들이나 역사 속의 사건들에도 사실은 굉장한 아이디어들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어 시시때때로 가볍게 들춰보기 좋습니다. 


오늘도 막연한 마음으로 책을 읽다가 신영복 선생에 대한 다음 글을 발견했습니다. 








그녀 : 제가 ‘신영복식 층간소음 해결법’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언젠가 신문에 실린 신영복 선생 인터뷰를 봤더니, 위층에서 쿵쿵 뛰는 애가 있으면 올라가서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주면서 얼굴도 보고 이름도 묻고 해보라는 거예요. 그러면 좀 낫대요. 

나 : 왜요? 

그녀: ‘아는 애가 뛰면 덜 시끄럽다’는 거예요. 

나 : 허! 완전히 다른 방향의 해결책이네요. 

그녀 : 네. 전 이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았어요. 생각의 방향이 틀어지는 게 느껴지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들을 못 뛰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어디 되나요. 아파트라는 주거형태의 한계상 아무리 소음을 줄이는 설계를 해도 윗집에서 애가 뛰면 울리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신영복 선생의 상자는 물리적 완화가 아니라 심리적 완화라는 결론을 도출한 겁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상황이 마음에 안 들면 항의를 하거나 규탄을 합니다. 신영복 선생은 위층 사람에게 항의를 하는 대신, 그 상황을 나아지게 할 현명한 아이디어를 냈지요. 

동시에 이 이야기는 소통을 강조하는 선생의 뜻을 전달하는 도구로도 쓰이고 있지요. 층간소음 얘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 사이의 소통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 아이디어이기도 한 겁니다. 




신영복 선생의 정신세계는 정말 섹시하지요? 이 이야기는 당장 그대로 따다가 어느 건설회사나 통신회사의 기업PR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네요. 전 책 한 권에서 마음에 드는 이야기나 소재 한 가지만 건져도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시집에서도 딱 시 한 편 건지면 좋은 거구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벌써 본전은 넘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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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ertising Agency: Wieden + Kennedy, London, UK

Executive Creative Directors: Tony Davidson, Kim Papworth

Creatives: Chris Lapham, Aaron McGurk

Producer: James Guy

Client services: Laura McGauran, Paulo Salomao

Production Company: Nexus

Directors: Smith & Foulkes

Executive Creative Director: Chris O Reilly

Producer: Tracey Cooper

Production Assistant: Fernanda Garcia Lopez

Director of Photography: Clive Norman

Editorial Company: Trim Editing

Editors: Paul Hardcastle and David Slade

VFX Company: Nexus Productions & Analog

 

오늘 친구 중 한 명이 페북에 올려줘서 알게 된 혼다의 기업PR "Hands"편입니다. 고정된 카메라 앵글에 맨손이 등장해 볼트를 오토바이, 자동차, 비행기 등등으로 바꿔가며 장난감 만지듯 마술을 부리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영상이네요. 그런데 혼다는 왜 이런 필름을 만들었을까요? 그냥 재밌으라고 만든 건 아니겠죠? 혼다 홈페이지나 유투브에 있는 설명을 읽어보니 지난 65년 간 혼다가 이룩해 온 여러 가지 기술력도 보여주고 미래 기술도 보여주려고 만든 광고라고 합니다.

 

기업PR인데도 아주 미니멀하게 접근했고, 혼다에게 어울릴만한 젊고 세련된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할 얘기 다 하고 있는 영악한 광고입니다. 마침 유투브에 스텝 프로파일이 있어서 함께 올려봅니다. (아, 중간에 자동차를 쥐어짜 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 장면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얘기랍니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서 배기구에서는 물이 나오게 된다는 원리라네요: 친구 노상범의 페친인 하채효라는 분의 댓글 설명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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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CF에서 보기

 

 

 

이 광고 한 편을 보고 [SK이노베이션]이란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겠죠. 그러나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회사인지는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사람들의 고민은 계속됩니다. 전엔 '이노베이션'이란 단어의 뜻을 살려 '대한민국에 필요한 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라고  살리더니 이번에 'SK'에 알파벳을 하나 더 붙여 'ASK'라는 가치를 찾아냈습니다. 사실 'SK'와 'Ask'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러나 크리에이티브는 그런 것이라죠. 서로 상관 없는 점들을 이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 스티브 잡스도 비슷한 소릴 한 거 같은데요. 아무튼 모든 크리에이티브는 콜럼버스의 달걀입니다. 남이 해놓은 거 보면 쉬워 보이는데 막상 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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