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교수는 건축에서 외관의 투명성이 내용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는 “건축가나 대표자의 눈에는 탁 트인 사무공간이 위계를 없앤 민주적인 공간으로 보일 수 있지만, 피고용인에게는 죄수를 한눈에 감시하는 파놉티콘처럼 억압적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처음에 투명하게 보였던 것이 극적인 구경거리로 전락하고, 빛과 유리도 관심거리 이상의 가치, 즉 책임 있는 시정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60202&artid=201404212101215


회장님과 사원의 생각은 다르다. 

그런데 대부분의 윗사람들은 그걸 알지 못한다. 

남의 생각을 헤아릴 필요가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윗사람 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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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 읽는 게 점점 귀찮고 싫어지시죠? 요즘은 페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로 거의 모든 소식들이 실시간으로 오니까요. 그래도 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에 대한 심층 보도는 신문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래서 오늘치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신문의 사설을 모두 찾아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어제 발표된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사건이 도대체 무슨 소린지 궁금해서요.



조선일보는 “통진당은 '진보 정당'임을 내세워 왔지만 사실은 북한 노동당의 대남 적화(赤化) 전략의 하수인 노릇을 해온 위장(僞裝) 정당일 뿐이다”라며 “그런 세력까지 그대로 두면 자유민주주의 그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이번 통진당 위헌 심판을 통해 어떤 정당이나 정치 세력도 대한민국 헌법 질서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라고 합니다. 해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군요. 


중앙일보는 “통진당처럼 국가안보에 위험한 정당에 1년에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계속 주는 게 옳으냐?”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정치권과 사회는 공방을 자제하고 헌재 결정을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군요. 중앙일보가 웬일이죠? 


동아일보는 “통진당 해산 심판 맡은 헌재의 역사적 책무 무겁다”라고 헌재에게 공을 넘기는 척 하면서도 결국 “이석기 의원의 RO(혁명 조직)는 일당(一黨) 일인(一人) 독재국가인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여기에 가담해 우리나라를 전복하려는 계획을 짰다. 이 정도면 통진당을 헌법의 테두리 안에 놓아둘지, 축출할지를 심판해볼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본다”라고 정부의 손을 들어 줍니다. 아울러 “통진당이 2011년 12월 창당 이후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정당보조금과 선거보조금으로 챙긴 돈이 100억여 원이다”라는 주장도 합니다. 맞는 얘기인지 아니지를 떠나 굳이 왜 이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겨레는 “정당 및 정치세력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의 몫이며, 정당 존립 여부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표로 결정한다”라는 당연한 기분 입장 위에서 논지를 펼칩니다. 겨우 종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정당해산 심판 청구의 주요 근거로 삼는 건 한심한 일이라고 일갈합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찌질하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진보당 해산에는 서둘러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자가당착이다”라고 꼬집습니다. 더불어 정부의 이번 조처가 “대선 기간 이정희 진보당 후보의 날선 공격을 받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적 감정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걱정합니다. 동감입니다. 뭐, 그분들은 아니라고 펄쩍 뛰시겠지만. 


경향신문은 “정권이 자의적으로 특정 정당을 해산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정당활동의 자유를 부정하고 의회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행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치적 평가와 별개로, 해산심판 청구는 부적절하며 철회돼야 한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합니다. 황교안 법무장관이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목적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한 주장도 근거가 매우 부실하며 청구 사유도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납득이 가지 않는 것투성이라고 견해를 밝힙니다. 그러니 심판 청구를 기정사실화한 뒤 이를 전제로 청구 사유를 짜맞춘 것 아니냐는 의심도 당연하죠. 그리고 경향신문 역시 한게례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을 두고 “사법부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라고 하며 그 이중잣대를 지적합니다. 



이석기, 통진당, 조중동...참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하고 골치가 아픈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 나라의 정당이 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체되는 걸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걸까요? 예전에 독일에서도  그런 적이 있다지만, 도대체 그게 언젯적 일입니까. 통진당이 이뻐서가 이러는 거 아닙니다. 정치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돈과 밥과 일자리에 관계된 거니까 이 모든 과정을 좀 더 관심어린 눈으로 지켜보자는 것이지요. 이제 공은 헌재로 넘어갔습니다. 과연 헌재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정부의 권력 남용과 헌법 무시 행위를 제어해야 한다’는 쪽일까요, 아니면  ‘어떤 정당이나 정치 세력도 대한민국 헌법 질서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 쪽일까요?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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