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 대한 명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9.15 2-1=1 : 둘에서 하나되기
  2. 2013.09.01 동거인의 서가 목록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뒤늦게 만나
살림을 합쳤다.

각자의 애인이나 옛 추억이야
당연히 정리를 했지만
책꽂이에는 아직도
과거의 편린이 조금씩 남아 있었다.

두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한 집에 사는 두 사람이
할 일이라 생각했다.

[토지]나 [태백산맥] 같은 대하소설들을
먼저 원하는 사람들에게 한 질씩 주었다.

시시한 추리소설이나
값싼 베스트셀러들은
그냥 버렸다.

그래도 책꽂이엔 이상하게 
책들이 많았다. 

어느날 저녁
거실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각자 가지고 있던 시집들만 모아 보았다.

장정일의 <햄버거에 대한 명상>
정호승의 <새벽편지>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정호승의 <별들은 따뜻하다>
유하의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황지우의 <어느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모두 두 권씩이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당대에 화제가 되었거나
후대까지 스테디 셀러로
사랑을 받았던 시집들.

너무 흔하고 트렌디해서
살짝 민망하기까지 했던,
그러나 전생에 나누어 가졌던
깨진 거울조각처럼

이제 와서야 두 권이
제짝처럼 야하게 몸을 맞댄
그 시절의 공감대.

'2-1=1'

이 간단한 수식이
삶으로 들어왔을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2013년 9월의 어느날이었다.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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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두 권. 

[별들은 따뜻하다]도 두 권. 

[새벽 편지]도 두 권.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도 두 권. 

[어느 날 나는 흐른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도 두 권. 

[햄버거에 대한 명상]도 두 권. 



동거를 한다는 것은,

결혼을 한다는 것은, 

두 남녀가 만나 산다는 것은, 


두 권의 책이 

서로 몸을 밀착하고 

책꽂이에 서 있는 것과 

같은 것인가 봅니다 


그나마 우린 

같이 서 있기 위해 

많은 땅을 처분했습니다 


박경리의 [토지] 

마흔두 권 중 

스물한 권은 

다른 이에게 양도를 했거든요 



저 책들을 반으로 나눠  

베고 한 세상 살아 볼까요 


수저 두 벌, 

베게 두 개만 남기고 


그렇게 

단촐하게 

배 뚜들기며 

살아볼까요? 




Posted by 망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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