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 감독의 [잘돼가? 무엇이든]을 어제 오늘 휘리릭 다 읽었다. 이 에세이는 문화웹진 <채널예스>에 연재했던 글과 <씨네21>에 기고했던 글,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썼던 짤막한 일기 등을 발췌해서 꾸민 책이다.

제목인 '잘돼가? 무엇이든'은 이경미 감독이 처음 만든 단편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경미 감독이 졸업을 하고 '성공 신화를 이룬 거대 중소기업'에 다니던 시절의 얘기를 각색해서 만든 단편인데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등 대단한 히트를 기록했었다. 아마 이 작품 때문에 박찬욱 감독과 공동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 감독이니까 당연히 영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첫 챕터의 제목이 '실연당하는 게 끔찍할까, 시나리오 쓰는 게 더 끔찍할까?'일 정도로 영화 만드는 고충은 사사건건 크다.  그런데 이경미 감독 글의 미덕은 자신의 이야기를 재료로 자조적인 유머를 잘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소심하거나 이기적인 성격이 많이 드러나고 연애나 사회생활, 영화, 친구 관계 등 각종 분야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실패담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선 아름답고 총명한 여성 감독이 쓴 글답지 않게 똥이나 변비 같은 더러운 얘기가 많이 나오고 고학력 지식인의 처지에 어울리지 않게 점이나 운세를 보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가 이 책의 주제인 모양인데 [미쓰 홍당무]와 [비밀은 없다]를 만들면서 있었던 여러 가지 얘기들과 [비밀은 없다]를 개봉하고 나서 그 영화 때문에 만난 백인 남성과 결혼을 하게 되는('백인 포비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까지 읽고 나면 '인생은 알 수가 없다' 쪽으로 조금 괘도를 수정하는 듯도 하다.

아무튼 찌질한 듯하면서도 공감대를 자아내는 글들은 매우 경쾌하면서도 솔직한 면이 있어 어느덧 이경미 감독이라는 캐릭터와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데, 특히 창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해서 꾼 꿈들을 일기로 기록한다든지 대작가의 글을 읽고 절망하는 대목 등이 특히 공감감다.

창작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자산은,
습작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작가의 삶아다. (박완서)

아이 씨, 어떡하지.

2005. 05.12


뒷부분엔 평소 기도를 열심히 하면서 틈만 나면 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엄마 얘기, KBS <동물의 세계>에서 "짝짓기를 합니다" 같은 나레이션을 했던 유명한 성우인 아빠 얘기, 언니와 심하게 싸우지만 결국 이 책의 일러스트를 맡아주었던 여동생 얘기 등도 재미있게 펼쳐진다. 

책이 많이 팔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무도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글솜씨에 잘난 척하지 않는 마이너한 감성이 독자들을 끌어들였으리라. 책도 예쁘게 나왔다. 추천한다. 서점 가판대에 누워서 '괜찮아, 그냥 너 생긴 대로 살아' 라거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는데 안 그래서 차암 다행이야'라고 외치는 설탕물 같은 에세이들보다 열 배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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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은 이런저런 사연을 가지고 모여 사는 유사가족 이야기다. 영화에서 구성원들은 할머니의 연금과 가족들의 좀도둑질, 성인업소 알바 등으로 연명하는데 이는 그리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고레에다 감독은 과연 혈연으로 엮이거나 정식 결혼을 통해 공인받은 가족만이 행복을 담보하는가 묻고 있다. 그래서 친부모에게 폭행을 당하던 유리를 데려다 키운 사람들은 유괴범이 되고 정말 마음으로 아꼈던 할머니가 죽자 신고하지 않고 집 안에 파묻었다는 이유만으로 유기죄를 받게 되는 걸 냉정하게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는 각본이나 연출도 좋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들을 보는 맛이 각별하다. 그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는 키키 키린이나 릴리 프랭키는 물론이고 [백엔의 사랑]으로 일본 열도를 들었다놨던 명배우 안도 사쿠라의 연기가 그야말로 빛을 발한다.


일요일 조조로 영화를 보고 나왔다. 어린 여동생 유리를 데리고 물건을 훔치던 소년 쇼타에게 '여동생에겐 시키지 마'라며 가게의 물건을 그냥 내주던 문방구 할아버지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피가 섞이든 아니든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려는 태도는 결국 이런 '어른스러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작품은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도 그렇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중 바로 전 작품인 [세번째 살인]이 유일하게 싫었는데 이 영화는 다시 좋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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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를 본 날>

일요일 한낮에 햇볕이 내려쬐는 날씨를 무릅쓰고 요즘 흥행작인 <마녀>를 보러 갔다. 사실은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 팬이라 간 것이었다. 제목이 '마녀'라 당연히 느와르 영화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뮤턴트 히어로물이었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각색해서 요즘 영화로 다시 만든 느낌이었다. <악마를 보았다>나 <부당거래> 시나리오를 썼던 박훈정인데 도 불구하고 영화 앞부분이 지루하고 유머코드 역시 애매했다. 이 인간이 미쳤나. 여주인공이나 그의 친구 연기도 아쉬웠고 그리고 특히 베테랑 조민수의 연기가 별로였다.

내 옆엔 혼자 온 주제에 영화 상영 내내 커다란 팝콘통을 뒤지며 음료수 두 통을 먹고 마시는 미친놈이 있었다. 괴력을 가진 영화 인물들이 잠깐 스크린을 찢고 나와 그놈을 죽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으나 오늘따라 스크린과 객석의 구분이 유별하였다. 영화는 별로였고 날씨는 뜨거웠다. 집으로 돌아와 동네 성북동의 단골식당 '디미방'에 가서 닭도리탕을 시키고 다음주 고로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떤 가족]이나 보자고 아내와 합의를 하며 송명섭막걸리와 한라산을 나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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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 주의) 

내가 광화문에 있던 MBC애드컴이라는 광고대행사에  신입사원으로 일할 때 얘기다. 어느날 아침 출근을 했더니 사람들이 조간신문을 앞에 두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는 어떤 남자가 조간신문 1면에 5단통광고 지면을 사서 홀딱 벗고 찍은 돌사진을 싣고 그 밑에 'oo야, 나랑 결혼해 줄래?' 라는 청혼광고를 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관련 기사를 읽어보니 둘이 같이 명동 거리를 걷다가 TV 방송 프로그램 중 전광판에 뜬 다른 커플의 청혼 이벤트를 보고 여자친구가 너무나 부러워했단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자기 아버지에게 가서 "예쁜 며느리 얻으시려면 돈을 써야 해요"라고 설득해 이백만 원인가를 빌려 그 광고를 집행했다는 것이었다. 정작 광고회사를 다니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 우리들은 그 기발함과 실천력에 감탄했다. 물론 다  좋아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대체로 여직원들은 어머, 좋겠다. 너무 로맨틱해! 하고 부러워했고 남직원들은 아유, 미친새끼...하고 담배를 뻑뻑 피우며 화를 내기도 했으니까. 

어떤 일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미국 남부 깡촌 미주리주에 사는, 딸이 강간살해로 죽은 뒤에도 경찰이 범인은커녕 단서조차 잡지 못해 울화가 치민 상태로 지내던 밀드레드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새벽에 한적한 마을 도로를 운전하고 지나가다가 아무도 쓰지 않는 망가진 광고판(빌보드)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세 개의 광고판에 경찰을 자극하는 카피를 한 줄씩 실어 수사를 촉구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경찰서 바로 건너편에 있는 광고판 업자를 만나 광고 금액을 묻고 광고판에 써넣을 문구를 의논한다. "법적으로 쓰면 안 되는 글자가 뭐야? F*ck이나 C*nt 같은 단어는 물론 안 되겠지." 여기서부터 마틴 맥도나 감독의 유머 감각이 빛을 발한다. 빌보드를 붙이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과 흑인 인부들이 나누는 대화 속엔 미국 남부지방에 깊게 뿌리내린 차별과 불합리에 대한 야유들이 숨어 있다. 그러나 그 대사들이 너무 신랄하고 웃겨서 얼굴이 찌푸려지기보다는 오히려 즐거워진다. 그녀가 세 개의 빌보드에 나눠 써넣은 문장은 '어떻게 됐어 윌러비 서장, 아직도 체포 못했어? 우리 딸은 강간당하면서 죽어갔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에둘러 경찰이라고 하지 않고 직접 서장의 이름을 거론했고 딸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도 분명히 적었다. 당연히 경찰들은 질색을 하고 주민들도 도를 넘은 그녀의 행동에 우려를 표명한다. 윌러비 서장은 인품이 좋아서 지역사회에서 명망도 높은 데다가 얼마 전에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불쌍한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녀를 만난 윌러비 서장이 "내가 암에 걸린 걸 알고도 그 광고판을 썼어요?"는 질문에 태연하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다소 멍청해 보이고 버릇도 없는 경찰 딕슨에게 '고문 경찰'이라고 계속 놀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쯤되면 영화는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는 방향으로 곧장 흘러가야 할 것 같지만 감독은 이런 관객들의 예상을 뒤엎는다. 대신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 이혼을 한 밀드레드의 전남편을 불러 오기도 하고 어린 두 딸과 아내를 두고 가야 하는 윌러비 서장의 눈물 어린 마지막 섹스와 자살 과정을 정감 넘치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흑인들을 괴롭히던 폭력 경찰에서 정의로운 히어로로 거듭나는 딕슨의 변화를 보여주며 이 영화가 단순히 살인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인생 자체를 태피스트리처럼 엮은 쫀쫀한 휴먼드라마임을 깨닫게 해준다.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좋은 시나리오를 가진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렇듯이 이 영화에도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온다. 새벽 도로에서 손톱을 깨물며 광고판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할 생각을 하는 밀드레드부터 아내와 딸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자살을 기획하는 윌러비, 그리고 술집에서 일부러 폭행을 유도해 범인의 DNA를 확보하는 딕슨과 불타버린 광고판을 다시 세우게 만들어주는 인부들의 마법 같은 도움까지. 그리고 이런 아이디어들을 빛내주는 프란시스 맥도먼드와 우디 해럴슨, 샘 록웰 등 일급 배우들의 연기가 있다. 

시종일관 등장인물들과 비꼬거나 받아치는 대사를 주고 받으며 웃음을 선사하던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음주운전을 걱정해 차를 빌려달라던 딸의 부탁을 거절하며 무심코 되받았던 막말(나 걸어가다가 강단 당할지도 몰라  - 그래, 강간이나 당하든지)이 현실이 되어버린 장면을 보여줄 땐 정말로 눈물이 나서 혼났다. 이 영화엔 전형적인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과장된 연기를 하는 사람도 없다. 그저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할 만한 행동을 하고 보일 만한 반응을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그'와 '그녀'가 범인을 어떻게 처리하든 그런 건 상관하지 않게 된다. 이미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게 된 눈빛만으로도 더 이상 바랄 게 없기 때문이다. 

가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이를테면 오래 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데어 윌 비 블러드] 같은 끝내주는 작품이 같은 해에 나란히 개봉하는 기적. [쓰리 빌보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을 했다. 와, 이런 끝내주는 영화를 몇 주 간격으로 계속 보게 되다니!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펜텀 스레드],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포스트], 그리고 마틴 맥도너의 [쓰리 빌보드]까지 올해(사실은 작년) 미국영화들 정말 대박이다. 두 시간 내내 울다 웃다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고 영화가 빨리 끝나버릴까봐 두려워하다가 뛰는 가슴을 진정하며 극장 문을 나섰다. 이 영화는 작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등 여러 부문 후보에 올랐고 결국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여우 주연상 수상(그녀의 수상 소감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과 샘 록웰의 남우 조연상 수상으로 작품의 위엄을 증명했다. 아이디어도 좋고 연기, 각본, 엔딩 처리까지 너무 좋다. 부디 놓치지 말고 극장에서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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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은 후배인 혜원을 좋아한다. 그런데 혜원은 동욱의 마음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과 사귀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동욱이 조르고 졸라서 겨우 만든 둘만의 술자리이지만 얘기는 겉돌기만 한다. 테이블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새로 옮긴 혜원의 직장 얘기를 하다가 혜원이 육 개월 전부터 동욱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일하는 임창수 대리와 사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옆자리 직장 동료와 몰래 사귀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한 동욱은 일방적으로 혜원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동욱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던이 술집의 주인이자 선배 영식은 혼자 남은 동욱을 위로하고자 중국에서 가져 왔다는 술을 한 잔 따라 준다. 그런데 동욱이 이 술을 한 잔 마시고 고개를 든 순간 영식은 사라지고 눈앞에 사라졌던 혜원이 다시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시점은 둘이 새로 옮긴 직장 얘기를 하던 불과 몇 분 전 상황이다. 동욱은 이미 알고 있지만 혜원은 자신이 임창수 대리와 사귄다고 고백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다시 얘기를 이어가다가 임창수 대리와 그의 전 애인 은나가 사귄 기간 얘기를 하며 싸우는 두 사람. 이번엔 동욱이 나가고 술집 주인 영식이 중국술을 마시게 된다.그리고 또 타임슬립.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비밀은 술이다. 이 술은 과거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법의 약이었던 것이다.

흔히 단편영화라고 하면 웬지 예술적이라 뭐가 뭔지 모르는 알쏭달쏭한 내용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흥행과는 담을 쌓은 듯 어렵게만 만든 단편영화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일반론을 가볍게 뒤집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정말 좋았건 이유는 타입 슬립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 능력으로 지구를 구한다거나 복권을 산다거나 하는 거창한 게 아니라 동생이 훔쳐먹은 푸딩을 다시 차지한다거나 너무나 갑작스러운 첫사랑의 고백을 되돌린다는 사소함에 쓰이는 게 더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도 그렇다. 타임 슬립을 일으키는 중국술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하이컨셉이지만 여기서는 각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도구 이상으로 쓰이지 않는다. 대신에 연애나 질투 같은 사소한(?) 감정들이 개연성 있는 플롯 속에서 대활약을 한다. 장소 한 번 바꾸지 않은 술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임창수 대리는 얼굴 한 번 나오는 일 없는데도 신기하게도 영화 내내 그 존재감이 느껴지는 건 감독의 뛰아난 각본 감각과 연출력 때문일 것이다. 



30분남짓 되는 이 단편은 나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백영욱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얼마 전 이 작품이 외국의 어떤 영화제에서 뒤늦게 상을 또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림으로써 알게 되었다. 우리 회사의 김건익 실장님에게 영화 [한 잔] 얘기를 했더니 자신은 시사회 때 후배인 백영욱 감독은 물론 그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고 자랑을 하셨다. 맨 마지막에 혜원이 중국술을 한 잔 마시고 처음의 설전으로 되돌아가는 장면은 아주 어릴 적 읽었던 <기적을 일으키는 사나이>라는 동화가 생각나서 더욱 반가웠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이런 멋진 영화를 만든 사람이 있다는 것은 흐뭇한 일이다. 안 그래도 어렴풋이 술 약속을 해놓긴 했는데 11월이 가기 전에 백영욱 감독님하고 만나 이 영화 얘기 하면서 소주 '한 잔'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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