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vcf.co.kr/YCf/V.asp?Code=A000356796


저희 회사가 찍은 첨단 블랙박스 '아이나비 커넥티드' 광고가 온에어되었습니다. 

아이디어 내고 카피 쓸 땐 열심히 했는데 정작 강소라 씨 촬영할 땐 바빠서 촬영장에 못 갔네요. 그러나 메시지도 분명하게 전달되고 전체적으로 광고가 깔끔하게 잘 나와서 기쁩니다. 

주차장에서 누가 접촉사고를 내면 다른 곳에 있는 차 주인에게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정보가 전달되는 첨단 제품입니다. 저도 차를 사게되면 이거 달아야겠는데요? 제품력 좋으니까 많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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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vcf.co.kr/YCf/V.asp?Code=A000342766



'영화에는 예고편이 있지만 화재에는 예고편이 없습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아...그리고 박호산이 제 동네 후배입니다, 라고 얘기했더니 심사위원들이 와하하 웃었고 저는 순간 우리 아이디어가 일 등으로 뽑힐 것을 예감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심사위원 중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이제 공익광고도 좀 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때요? 이런 공익광고, 감당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이번 공익광고의 주제인 '화재 안전' 편은 최근 부쩍 늘어난 대형 화재 사고로 인한 피해들을 돌아보고 불의 무서움에 대한 전 국민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만든 공익광고였습니다.  다들 모여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을 내고 옥신각신하다가 막내 카피라이터 박수가 가져온 '영화 예고편' 아이디어가 재미 있어서 최종적으로 그걸 다듬고 발전시켰습니다. 연기력 좋은 모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더 좋겠다는 얘기가 있어서 제가 그 자라에서 배우 박호산에게 전화를 걸어 출연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이세돌 씨와 찍었던 '경쟁위주 사회문화' 이후 오랜만에 만드는 공익광고라 욕심을 좀 부렸습니다. 촬영날은 하루 종일 겨울비가 내렸는데 문미영 감독과 스태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고 박호산과 다른 조연배우들의 열연이 있어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애정어린 마음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교조적이거나 뻔하지 않은 공익광고라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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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W9EHsn-9oto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홍보영상에 인공지능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죠? 저희는 수십 년 후 미래의 세계에서 인공지능의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A.I들이 인간과 전쟁을벌였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던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에서 해마다 만드는 '국가이미지' 필름을 이번에 저희 회사가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경쟁PT를 통해 이 프로젝트를 따내긴 했지만 막상 제작 단계에 들어서자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올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해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동시에 올림픽 홍보까지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저희는 문체부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몇 달 간 회의를 거듭한 결과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A.I)들이 인간들과 십 년 전투를 벌여 패배한 뒤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A.I '케이'가 인간에 대해 연구하면서 대한민국의 '잔치'라는 축제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어쨌든 저희가 꾸민 얘기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들에게 처절하게 패배합니다. 화력으로는 우세했던 인공지능들이 결국 인간을 이길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어쩌면 그것은 인공지능은 가지고 있지 않은 마음이나 열정, 또는 평화에 대한 인간들의 열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모델료가 굉장히 높은 유명 한류스타(영화배우였습니다)가 저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마음에 든다며 기꺼이 출연료 없이 A.I역할을 맡아주겠다는 러브콜을 보내오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결국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오디션을 거쳐 가장 신비롭고 무국적의 A.I스러운 인물을 뽑을 수 있어서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할 수 있었습니다(한국인입니다-그래도 우리나라 홍보물인데 금발의 외국인을 쓰는 건 좀 그렇죠). 어제부터 유투브에 릴리즈가 되었는데 결과가 어떨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호의적인 반응이 들려오고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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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svHlkaDlPlg

http://v.media.daum.net/v/20170726105035519


지난 6월 중순에 제가 '헐크 아저씨'라고 촬영현장에서 와이셔츠가 찢어진 채 앉아있던 버스 기사 아저씨 사진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사실은 그 때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로모션을 위한 바이럴을 촬영하던 날이었습니다. 세계 마술대회에서 1위를 했던  마술사 유호진이 스노우보드를 신은 채 버스 옆에 매달려 가는 장면이었는데, 그때 버스를 운전하던 아저씨 의상이 작아서 옷이 찢어진 것이었거든요. 다행히 촬영이 무사히 끝났고 바이럴 네 편도 잘 만들어져 어제부터 유투브 등에 릴리즈가 됐는데 벌써 100만 뷰를 육박한 모양입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인 바이럴인 것 같습니다. 유호진은 젊은 사람인데 얼굴도 잘 생기고 매너도 정말 좋더군요.

(*주관부서인 해외문화홍보원에서 비밀 유지를 부탁해서 아직 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https://youtu.be/boX-nASh1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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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인 50대의 출판사 사장에게도 새로운 연애가 찾아올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나이나 상황과는 상관 없이 불쑥 찾아오기도 하는 거니까. 연애감정이라는 것은 누가 심지 않아도 이끼처럼 적당한 응달만 있어도 어느새 자라나기도 하니까.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그 다음엔? 뒤늦게 진정한 사랑을 발견한 주인공이 결혼생활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로 생긴 젊은 여자랑 멋진 사랑을 이어갈까? 그럴 리가 없다. 적어도 이게 홍상수의 영화라면.  

홍상수의 스물한 번째 장편 영화 [그 후]는 문학평론가이자 작은 출판사 사장인 봉완(권해효)이 여직원 창숙(김새벽)과 사랑하는 사이였다가 헤어진 후 새로운 여직원 아름(김민희)을 맞이하는 얘기다. 조금 더 얘기하자면 봉완은 창숙을 사랑했지만 헤어졌고, 뒤늦게 아내 해주(조윤희)는 이 사실을 알고 격분했으며 아무 것도 모르던 아름은 그 사이에  채 엉뚱한 봉변을 당한다. 얘기만 들으면 상투적인 치정멜로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가 매번 비슷비슷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자꾸 보는 이유는 섹스나 불륜을 잘 다루어서가 아니라 그런 소재를 다루면서도 상투적인 대사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새로움 때문이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소하고 한심한 인물이나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심연을 깊이 들여다 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도 역시 그의 영화답게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중국집에서 술을 마시던 창숙은 나이 많은 봉완에게 치사하다고 화를 내며 엉엉 운다. 간절하지만 사랑은 늘 이렇게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나중에 입사한 아름을 하루만에 쫓아낼 정도로 굳건해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창숙의 존재는 묘연하기만 하다. 그 뜨겁던 다짐이나 맹세는 다 어디로 간 걸까.

중국집에서 술을 마시던 아름은 봉완에게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람은 믿는 게 중요하다고. 아름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을 무시하는 요즘 풍조 때문에 하나님이란 말을 쏙 빼고 그 얘기를 하려니 믿음에 대한 토론이 본질을 벗어나 자꾸 겉도는 느낌이다(이 와중에도 교인인 아름은 '하나님'이라고 하고 교인이 아닌 봉완은 '하느님'이라고 한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중요한 차이다). 나중에 출판사에서 쫓겨나면서 열몇 권의 책을 챙겨나오던 아름은 택시 안에서 갑자기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비로소 하나님의 은총을 실감한다. 그러나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약간의 시간이 흘러 아름이 봉완의 출판사에 다시 찾아간다. 이번에 무슨 상을 받게 된 봉완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라지만 사실은 아내의 눈을 피하면서 연애를 이어가기 위해 자신을 내쫓았던 창숙의 뒷얘기가 궁금해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봉완은 아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한참 얘기를 나누던 중에 "아, 우리 전에 만났었죠? 아, 같이 술도 마셨죠."라고 한심한 기억력을 드러낸다. 남아 있어야 할 창숙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다른 여직원이 들어오면서 배고픈데 뭘 시켜먹자고 봉완에게 말한다. 봉완은 중국음식을 시키자며 아름에게도 권한다. 허무하다. 당시에는 간절했던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린다. 


한여름 푹푹 찌는 더위를 뚫고 극장으로 들어가 겨울에 찍은 영화를 보는 맛이 각별했다. 더구나 흑백영화다. 이런 작은 영화는 차분한 흑백이 어울린다. 관객이 인물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늘 그렇듯이 홍상수 영화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권해효부터 김민희까지 최상의 연기를 보여준다. 이는 감독이 배우들을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들의 습성이나 표정, 버릇을 영화 속에 녹여내기 때문일 것이다. 감독이 촬영 당일 아침에 장비를 세팅하는 스태프들 사이에 앉아 비로소 디테일한 대사를 쓰는 것도 배우들의 실제 삶을 영화 속에 끝까지 반영하려는 노력 때문이 아닐까. 더구나 권해효와 조윤희는 실제 부부다. 크게 관계는 없지만 그런 걸 알고 보는 것도 영화의 즐거움을 더 크게 늘리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가치는 결과에 있을까 아니면 과정에 있을까? 아무래도 홍상수는 후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그 과정이, 순간순간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언제나 현재가 제일이다. [그 후]라는 제목은 촬영장으로 쓰인 출판사에 있던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서 즉흥적으로 따온 것이지만 이 모든 사건이 지나간 후에 과연 뭐가 남았는지를 반추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아름이 출판사를 나설 때 새 여직원이 시킨 중국집 철가방과 입구에서 깐 마주친다. 나는 이 장면을 보고 무릎을 쳤다. 그건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중국음식 배달 오토바이와 비교해 봐도 그리 큰 일이 아니라는 뜻이니까. 홍상수의 영화를 무조건 지겨워하거나 키득거리면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가 펼쳐놓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인생과 이토록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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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분노]라는 소설을 두 번 샀다. 두 번 읽은 게 아니라 두번 구입. 출퇴근길에 전철 안에서 짬짬이 읽다가 100페이지쯤 읽었을 때 어디선가 잃어버렸는데 책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책값이 16,500원이니까 나는 결국 33,000원짜리 이야기를 읽은 셈이다. 그래서 어땠냐구? 다시 사서 읽길 잘 한 것 같다. 아마도 올해가 다 가도록 나에겐 이보다 더 ‘올해의 책’은 없을 것 같으니까. 

로런 그로프는 무시무시한 작가다. 안 그렇게 생겼는데 글은 독하고 능숙하고 교활하다. 섹스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마음에 딱 든다. 그리고 필력이 엄청나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시나리오 작가처럼 사건을 잘 짠다는 것과는 좀 다른 얘기다. 사건보다 중요한 건 그 모티브를 어떤 태도와 문체로 다루느냐인데, 뛰어난 작가일수록 가장 고귀해질 수도 가장 저속해질 수도 있다. 셰익스피어가 그랬던 것처럼. 로런 그로프가 그렇다.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이 책엔 셰익스피어의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리스 비극 얘기도 여기저기 끊임없이 인용된다. 남자 주인공 로토가 셰익스피어 연극을 주로 하는 배우였고 나중엔 잘 나가는 희곡작가가 되기 때문이다. 스물두 살에 결혼하는 그의 아내 마틸드를 만난 것도 그가 햄릿 역을 했던 날의 일이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호의와 사랑을 받았고 원하기만 하면 모든 여자와 잘 수 있었던 로토는 아무와도 말을 섞지 않던 신비한 여신 같은 마틸드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청혼하고 순식간에 결혼을 한다. 소위 ‘킹카’들의 갑작스러운 결합에 어이 없어하던 친구들은(여자라면 대부분 로토와 섹스를 했던-쓰리섬을 했던 여자들도 있다)신혼파티에 와서 그들의 결혼이 곧 깨질 것을 예상하며 "뭐, 첫 번째 결혼이니까”라고 배배꼬인 속내를 드러낸다. 그러나 그런 바람과는 달리 두 사람은 로토가 죽기까지 무려 23년간 다른 사람을 넘보는 일 없이 결혼생활을 영위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일찍 결혼한 남녀가 헤어지지도 않고 이십 년 넘게 함께 사는 얘기가 어떻게 흥미로운 소설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서 로런 그로프라는 작가의 힘이 빛난다. 이 소설은 로토와 마틸드의 격하고 찬란한 사랑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뒤엔 콜리와 에이리얼이 라는 음습한 인물들이 숨어 있는 교활하고 잔인한 드라마다.  이 책이 심리소설이었다면 왜 제목이 ‘운명과 분노’인지, 에이리얼과 마틜드의 비밀 거래는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원인과 결과가 딱딱 들어맞는 이야기를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이 책이 추리소설이었다면 마틸드가 왜 스물여섯 살에 낙태를 하고 스물여덟 살엔 불임수술을 하는 배신을 저질렀는지 밝혀내려 애쓸 것이다. 아니, 그보다 어렸을 때 정말 마틸드가 남동생을 계단에서 밀어 죽음에 이르게 한 게 사실인지부터 밝혀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문학책이다. 그것도 강력한 서사를 지닌 입체적인 문학 작품. 마침 이 책을 쓸 때 작가가 셰익스피어와 그리스 비극을 탐닉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현대적인 결혼생활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신화적인 구성과 고전적인 비극미를 함께 갖추게 되었다.

백만장자의 아들로 태어나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서 단 한 푼의 돈도 물려받지 못했지만 매력적인 외모와 비상한 두뇌를 소유했던 한 사내와 어릴 적 불운했던 과거를 분노라는 동력으로 맞서려 했던 속을 알 수 없는 여자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이 연상되는, 마치 세상 일을 모두 알고있는 듯한 로런 그로프의 우아하고 오만한 문체와 폭발적인 서사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인생사와 인간의 단면을 활자의 힘만으로 능숙하고 위엄있게 그려낸다.   

그동안 누가 흥미진진하면서도 문학성까지 갖춘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가네시로 가즈키의 [영화처럼], 아사다 지로의 [칼에 지다],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또는 [인생],  조너선 샤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주노 디아스의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조지수의 [나스타샤]등을 추천했는데 이제 한 권을 더 추천해야겠다. 바로 로런 그로프의 [운명과 분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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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이광조의 명곡이 발표되었죠(그 앨범에 있는 노래들은 하나같이 명곡입니다. 저는 '추억 속의 비'를 특히 좋아했습니다만, 각설하고). 오늘은 그 노래 제목과 꼭 닮은 자동차 광고를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독일 폭스바겐 광고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370MpxHzUQ









남자의 집인가 봅니다. 청순한 금발머리 여자가 남자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냉장고에서 뭔가를 꺼냅니다. 달콤한 음악이 흐르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 위로 이런 자막이 흐릅니다. 

자막) 그녀는 예쁩니다
          그녀는 재미 있습니다 
          그녀는 똑똑합니다
 
그때, 땡,땡.땡~ 하고 자동차 거리 측정 효과음이 들려옵니다. 사과를 꺼내 입에 무는 그녀. 

SE) 땡땡땡~

자막) 그녀는...제 형의 여자친구입니다 



자막) Automatic Distance Control 

       Volkswagen


알고보니 그녀와 더 이상 가까워지면 큰일나는 운명이었던 거죠. 가슴이 아픕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첨단 장치를 광고한다면서 가까이 하면 안 될 존재에 대해 이보다 더  안타깝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얄미운 광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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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밥벌이'에 대한 멘션이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는 놀랍게도 밥을 잘 안 먹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돈을 아끼느라 그런 건 물론 아니다. 원래 식욕이 없어서인 경우도 좀 있고 다이어트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내가 근무하는 3층 기획실의 인원 대부분은 점심을 안 먹거나 일반인과 매우 다른 형태로 음식을 섭취한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한두 사람 밥을 안 먹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떼를 지어 안 먹는 회사는 처음 아닌가 싶다. 

하루 종일 굶고 가끔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이나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들어오는 용 모 실장 같은 경우 왜 그렇게 밥을 안 먹냐고 한 번 물어봤더니 "뭐, 귀찮은데 하루 세 끼를 꼭 다 챙겨 먹어야 하나요?"라고 태연하게 반문한다. 김 모 실장님 같은 경우는 집에서 가져온 찐 고구마나 바나나 등을 끼니로 삼는다. 고 모 실장님은 크게 앓은 뒤 건강관리를 위해 소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웃기는 건 그러다가 아주 가끔 다 늦은 저녁에 컵라면이나 짜장면 같은 걸 폭식하고는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나와 한 팀에서 일하는 카피라이터 승찬 같은 경우는 할 일이 있으면 신경이 곤두서서 밥숟가락을 입에 대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무슨 프로젝트가 하나 있으면 거의 점심 저녁을 건너뛰고  미친듯이 일만 한다. 그런다고 아주 굶는 건 아니다. 일이 끝나고 밤 늦게 집에 가서 혼자 폭식을 한다고 고백한다. 어머니는 '뭐 하느라 밥도 못 먹고 들어와 이렇게 많이 처먹냐'고 옆에서 한숨을 내쉬시고. 이 놈은 어쩌다가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면(거의 없는 일이지만) 언제 굶었냐는 듯이 짜장면 곱배기에 공기밥을 추가해서 순식같에 해치우는 괴물이다. 

몇 달 전 새로 들어온 카피라이터 수연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아예 끼니 때마다 굶는다. 그래서 그런지 몸도 깡말랐다. 한 번은 궁금해서 "그렇게 안 먹고 어떻게 버티냐?" 물었더니 집에 들어가서 뒤늦게 밥솥 끌어안고 먹으니 걱정 말라고 한다. 그러나 평소 습관이나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아무래도 거짓말인 거 같다. 

이래저래 우리 회사에서 끼니 때마다 밥을 챙겨먹는 사람은 '혹시 나는 식충이가 아닐까?' 하는 자괴감을 느끼도록 되어 있는 아주 나쁜 환경이다. 그동안 점심시간에 정상적으로 식욕을 불태우는 인간은 나와 민섭 팀장 둘뿐이었는데, 다음 주부터 민섭이 다른 회사로 가게 되었다. 대단히 섭섭하고 괴로운 일이다. 이제 나는 누구랑 밥을 먹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오늘 민섭이 환송회라고 롤링페이퍼를 만든단다. 나는 롤링페이퍼에 우리 회사의 '단식 풍조'에 대한 비판의 글을 썼다. 실명을 거론했지만 풀네임도 아닌데 설마 이걸로 필화를 겪지야 않겠지. 에이, 설마. 




용 실장은 안 먹어 
건익 실장님도 안 드셔 
고 실장님도 안 드셔 
문 실장은 늦게 와 
재남 실장은 외출 중 
승찬이는 잘 안 먹어 
수연이는 더 안 먹어 
선아는 다이어트 
은솔이는 아직 안 친해 
유빈이는 너무 과묵해 

3층에서 점심시간에 
식욕에 불타는 건 
현민섭과 나
둘 뿐이었는데 
이제 너마저...

 함께 밥 먹는 사람을 
'식구'라고 부른다지?
잘 가라, 식구!
그리고 또 보자 
한 번 식구는 영원한 식구니까 

- 4년된 식구, 편성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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